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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글을 포장도로로 만들 수 있을까?

    김한청 교장 선생님의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와 초등교사 노조 강석조 위원장의 외침 사이에서

    얼마전, 소위 알수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이런 동영상이 내 피드로 올라왔다.

    최근 공교육 현장의 붕괴와 관련된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학부모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정도로 심각해진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에 대한 우려는 결국 아이들의 체험학습 취소나 교육 활동 축소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받아 든 영화초등학교의 가정통신문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는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보호라는 이름의 박탈,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현재 많은 공립학교는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활동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축구 시합 중 다툼이 생기면 축구를 없애고, 체험학습 중 안전사고가 우려되면 행사를 취소한다.

    하지만 학교는 갈등이 없는 진공 상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갈등을 안전하게 경험하고 해결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아이가 겪어야 할 작은 실패와 갈등을 부모가 앞장서서 제거해 주는 순간 아이는 단단해질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일부 극성 부모들의 이기심이 빚어낸 결과이며,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 사이의 관계를 문란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교육은 아이 대신 길을 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걸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들려온 이웃 학교의 운동회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아야 할 운동회에서 사진 촬영이 전면 금지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단 한 명의 학부모가 제기한 ‘아이들 초상권 침해’ 민원 때문이었다.

    대다수의 상식적인 학부모는 이 결정에 경악하며 아이들의 추억을 빼앗긴 것에 안타까워하지만, 결국 목소리 큰 소수가 여론을 장악하고 학교를 멈춰 세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학의 법칙이 교육 현장에서 ‘악성 민원이 정상적인 교육을 구축한다’는 슬픈 현실로 재현되고 있다.

    목소리 큰 소수가 장악한 교실, 박탈당한 성장의 기회

    최근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정도로 공교육 현장의 수업권 침해와 교권 붕괴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안전사고나 민원이 발생하면 그 원인을 분석해 개선하기보다 해당 활동 자체를 없애버리는 대응이 주를 이룬다. 축구 시합 중 다툼이 생기면 축구를 없애고, 체험학습 중 사고가 우려되면 행사를 취소한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아이가 겪어야 할 작은 실패와 갈등을 부모가 앞장서서 제거해 주는 순간, 아이는 단단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극성 부모들의 이기심이 빚어낸 결과이며,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학생 사이의 건강한 관계를 문란하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 학교는 갈등이 없는 진공 상태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안전하게 경험하고 해결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 UnsplashEd Us

    정글을 아스팔트로 포장할 수 없다면

    부모의 마음은 늘 아이가 꽃길만 걷기를 바란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세상이라는 정글을 모두 아스팔트로 포장해 줄 수는 없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아이를 평생 부모의 보호 없이는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가두는 행위와 다름없다.

    사회는 결코 공평하지 않으며, 때로는 잔인할 만큼 차가운 눈보라가 몰아치기도 한다. 학교는 아이들이 ‘학생’이라는 보호막이 있을 때, 이 거친 정글을 스스로 뚫고 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마지막 훈련소여야 한다. 정글을 없앨 수 없다면, 정글 속에서 길을 찾는 지혜와 덩굴을 헤쳐 나갈 근력을 길러주는 것이 부모와 학교의 참된 역할이다.

    사진: UnsplashJulian Hanslmaier

    내실에 집중할 때 비로소 확보되는 ‘진짜 안전’

    많은 이들이 외부 활동을 줄이고 통제하는 것만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안전은 철저한 통제가 아닌, 아이들의 내면이 단단해질 때 완성된다.

    실제로 교육의 중심을 기초학력 확립, 질문 중심의 수업, 그리고 깊이 있는 독서와 같은 정적인 분야로 옮기는 과정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왔다. 화려한 이벤트나 보여주기식 행사를 걷어내고 배움의 본질에 집중하자, 놀랍게도 전년 대비 교내 안전사고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사진: UnsplashHümâ H. Yardım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들이 자신의 사고력에 집중하고, 질문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독서를 통해 내면의 질서를 잡을 때 비로소 정서적·신체적 안정감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연출에 치중하기보다, 아이들의 내실을 다지는 본질에 집중할 때 가장 안전하고 단단한 결실을 맺는다.

    경쟁과 실패라는 이름의 ‘성장 백신’

    아이들이 경쟁 속에서 도전하고, 실패 속에서 다시 일어서며, 갈등을 통해 관계를 익히는 모든 순간을 지지한다. 우리는 때때로 아이의 삶에서 경쟁을 줄여주고 실패를 막아주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아이가 마땅히 거쳐야 할 성장의 시간을 지워버리는 일이 될 수 있다.

    • 경쟁: 누군가를 이기기 위함이 아닌,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도전의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 실패: 무너짐이 아니라,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배우는 가장 소중한 교재가 된다.
    • 갈등: 배려와 공감은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자라난다.
    • 중단(멈춤): 포기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아이의 영혼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길 응원한다. 학교라는 성벽 안에서 맞은 이 ‘성장 백신’들이 훗날 아이가 마주할 거친 정글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훌륭한 성장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