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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메탈 주식 1인당 1500주씩(평균 2900여만원) 사라

     기업이 심각한 재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고통의 무게는 누구의 어깨로 향해야 할까요?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기업의 눈부신 성장 스토리 이면에 가려진 뼈아픈 구조조정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기업 윤리와 직원의 권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

    사건의 발단은 동부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던 동부하이텍의 심각한 자금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비메모리 반도체 주문생산 업체였던 동부하이텍은 경영 악화로 인해 무려 1조 9,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매년 발생하는 이자 비용만 3,000억 원 이상일 정도로 자금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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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메탈 주식 1인당 1500주씩(평균 2900여만원) 사라"
    송의달 기자 edsong@chosun.com
    이성훈 기자 inout@chosun.com

    동부, 임직원에 주식 매입 요구
    동부그룹이 자금난에 빠진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9개 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동부하이텍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동부메탈(합금철 회사·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위한 동부메탈 주식 판매안내'란 제목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9개 계열사 총 1만2122명의 임직원들에게 동부메탈 주식을 주당 1만9400원의 가격에 한 명당 1500주씩 사도록 해 352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키로 결정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주문생산 업체인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의 주력 계열사이나 경영 악화로 1조9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과도한 차입금으로 매년 이자비용만 3000억원 이상 생기며 자금압박을 겪어왔다. 계열사인 동부메탈은 국내 최대 합금철 생산업체로 지난해 139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때문에 자금난을 겪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었다. 이 약정에 따라 연말까지 총 9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자금 마련 계획의 핵심이 바로 동부메탈의 매각이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동부메탈의 지분 가치를 3500억~4000억원으로 평가하는 반면, 동부그룹은 최소 7000억~800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고집해 매각 협상이 결렬된 상태이다.

    이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지난달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해 동부메탈의 지분 50%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19일에는 동부하이텍에 1500억원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사재를 냈다.

    동부그룹은 이와 별도로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동부메탈 주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즉, 산업은행에 동부메탈을 파느니 회장과 임직원의 사재를 털어 재무구조 개선용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위한 동부메탈 주식판매 안내'라는 내부 문건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계열사별 담당자를 최소 2인 이상 확정한 다음, 이달 20일부터 주식매매 계약서 양식을 계열사에 배포한다는 것이다. 배포 후 오는 30일까지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고 12월 10일까지 주식 대금을 각사별로 납입하는 세부 일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많은 임직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그룹이나 계열사가 주식 매입에 따른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은 전혀 지원하지 않고 각자 해결토록 하고 있다"며 "이는 임직원들을 상대로 향후 주가 상승 전망 등이 불확실한 주식을 사실상 강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는 "동부메탈의 기업가치를 볼 때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 인수 기회를 먼저 준다는 차원이며, 부서장들이 부하 직원들에게 (매입을) 권유하는 것 등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직원들은 "그룹 전체가 힘들어 주식을 사라고 나선 마당에 조직원으로서 회사에 남으려면 누가 그걸 거부할 수 있겠느냐. 사원들의 자발적 선택권을 빼앗은 회사측의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채권단과 그룹 간의 가치 평가 충돌이 발생합니다. 채권단은 동부메탈의 지분 가치를 3,500억~4,000억 원으로 평가한 반면, 동부그룹은 최소 7,000억~8,000억 원은 받아야 한다고 팽팽하게 맞서며 매각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협상이 결렬되자 김준기 회장은 사재 출연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동부하이텍은 그룹의 9개 전 계열사 임직원 1만 2,122명을 대상으로 동부메탈 주식을 주당 1만 9,400원에 1인당 1,500주씩 매입할 것을 요구하는 내부 문건을 하달합니다.

    이는 직원 한 명당 무려 2,900여만 원이라는 거액을 스스로 마련해 회사의 주식을 사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룹 측은 이를 통해 약 3,52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치밀한 일정표까지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산업은행에 헐값에 파느니, 임직원의 힘을 모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그 청구서를 온전히 직원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연하게도 임직원들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매입 대금에 대한 금융 이자 지원은 전혀 없었고, 향후 주가 상승을 확신할 수 없는 비상장 주식을 떠안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측 고위 관계자는 “동부메탈은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기업이며, 직원들에게 인수 기회를 먼저 제공하는 것일 뿐 강요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기업 특유의 수직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회사가 생존의 위기에 처해 전사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마당에 평사원이 이를 거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원들의 자발적 선택권을 빼앗은 회사의 횡포”라는 내부의 절규는 당시 기업 조직원들이 처한 무력한 현실을 뼈저리게 보여줍니다.